수납 가구는 오랫동안 물건을 담는 기능 중심의 제품으로 분류되었어요. 하지만 생활 환경이 다양해지고, 정리가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주목받으면서 수납에 대한 기준도 달라졌죠. 특히 공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니즈가 커지면서, 씨밀렉스는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고려한 모듈형 수납 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왔어요.
씨밀렉스는 새로운 수납 기준을 제안하는 ‘래폴드 서랍장’을 만들고자 과감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했는데요. 김도영 대표님을 만나 이 제품이 어떻게 기획되고 완성되었는지, 그 안에 담긴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에 대해 함께 들어보아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및 브랜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돈되고 쾌적한 집을 위한 브랜드 씨밀렉스를 운영하는 지유디비의 대표 김도영입니다. 씨밀렉스는 2013년에 설립된 브랜드로, 식품 보관 용기 중심의 주방 용품으로 시작했어요. 새로운 색감과 디자인, 사용자를 위한 디테일한 기능으로 고객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죠. 현재는 수납, 캠핑, 생활용품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여 ‘정돈되고 쾌적한 주거 생활’이라는 브랜드 목표를 고객님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Q. 현재 씨밀렉스를 대표하는 상품은 ‘래폴드 서랍장’인데요. 제품 개발에만 6억을 투자했다고 들었어요.
정돈의 가장 기본은 수납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기존 서랍장의 문제는 너무 뚜렷했습니다. 합성 목재로 만들어진 서랍장은 무겁고 습기와 벌레에 취약했고,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 서랍장은 쉽게 휘거나 무너지고 인테리어에 방해가 되어 만족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상황에서 비슷한 제품을 하나 더 만들기보다는 오래 쓸 수 있고 예쁜 서랍장을 만들고 싶었죠.
래폴드 서랍장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듈형 구조인데요. 하나의 유닛만으로도 완성도가 높고, 여러 개를 적층해도 안정감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각 부품의 두께를 조정하고 디테일을 추가했습니다. 모듈 구조 덕분에 크기와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고, 추가적인 수납이 필요할 때는 새 가구를 살 필요 없이 모듈만 추가하여 확장할 수 있어 경제적입니다. 고객의 공간에 딱 맞는 수납 솔루션을 제안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서 기능과 디자인, 완성도를 모두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 씨밀렉스의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디자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신 것 같아요.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두고 제품을 만드셨나요?
수납 가구는 결국 생활의 일부예요. 생활 공간에 잘 스며들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습니다. 그중에서도 ‘기능과 형태가 분리되지 않는 디자인’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복잡한 요소를 최소화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설계하고자 했죠. 래폴드 서랍장 역시 손잡이를 없앤 것이 아니라 제품 전면 하단에 숨겨진 구조를 적용했어요. 최근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어서 이런 방향성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아요.
Q. 씨밀렉스의 수납 제품들을 보면 색상이나 실루엣이 통일감 있게 잘 어우러지더라고요.
씨밀렉스의 모든 제품은 하나의 브랜드 안에서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하고 있어요. 제품끼리 기능은 다르더라도 톤앤매너가 어긋나면 고객 입장에서는 함께 사용하시기 어려우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컬러 톤과 형태를 일관되게 가져가려고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런 디자인의 통일성이 고객분들께 ‘이건 씨밀렉스 제품이구나’ 하고 브랜드를 기억하게 해 주는 연결 고리가 된다고 생각해요.
Q. 자사몰 외에도 오늘의집, 쿠팡 등 다양한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해요.
특정 채널에 집중하기보다 각 채널 성격에 맞춰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사몰의 경우, 브랜드의 철학과 제품 스토리를 가장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제품을 어떻게 기획했고, 왜 이런 구조로 만들었는지 온전히 담을 수 있죠. 또, 유통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고객님들에게 할인된 가격과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집은 실제로 공간을 어떻게 꾸밀 수 있는지 인테리어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에 디자인과 실용성이 부각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하고 있고요. 쿠팡은 대체로 구체적인 구매 니즈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검색 최적화와 직관적인 정보를 우선으로 제품의 강점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Q. 인스타그램 채널 역시 고객과의 접점을 위한 것으로 보여요. 그중에서도 릴스를 활용하게 된 계기와 효과는 무엇인가요?
인스타그램 콘텐츠는 고객과 발을 맞추어 가기 위한 노력입니다. 특히 릴스는 고객의 반응이 빠르고 직관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고객의 관심사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매출을 직접 일으키는 역할보다는 고객이 어떤 장면에 공감하고 어떤 제품의 쓰임새에 주목하는지를 읽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콘텐츠 기획뿐 아니라 제품 설명 방식이나 상세 페이지 구성에도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Q. 자사몰을 살펴보면 ‘1만원 이하 상품’ 카테고리가 눈에 띄어요. 어떤 의도로 기획한 건가요?
자사몰은 브랜드의 색이 진하게 드러나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처음 들어오신 분들에게는 그게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디자인이 잘 되어 있고 깔끔한 사이트일수록 가격도 높을 것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부담 없이 씨밀렉스를 경험해 보실 수 있도록 ‘1만원 이하’라는 진입 문턱을 낮춘 카테고리를 만들었어요. 그냥 나가려다가 저렴하니까 한번 사 볼까? 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도록 자극하는 거죠.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고객님이 ‘첫 클릭’을 ‘첫 경험’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상세 페이지를 보면 해당 제품 외에도 세일 상품이나 연관 상품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세 페이지에서는 실제 고객이 구매했을 때 어떻게 이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는지 보여 주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함께 구성된 제품을 바로 구매하기를 희망하시는 고객님들도 많습니다. 씨밀렉스에서 연관 상품은 단순한 소개가 아니라 함께 쓰면 더 좋은 조합을 제안드리는 개념이에요. 덕분에 제품과의 연결성은 물론이고 객단가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습니다. 세일 상품은 고객의 시선을 끌어주는 장치예요.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 제품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경험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Q. 앞으로의 씨밀렉스의 목표와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고객님보다 앞서서 좋은 제안을 하기도, 때로는 먼저 앞서나간 고객님들의 니즈를 따라잡기도 하며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장기적인 계획보다도 지금 현재 고객님들이 표현해 주시고 계신 목소리를 듣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돈되고 쾌적한 집이라는 핵심 가치에 뿌리를 두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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