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성수동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솜 공장이 있습니다. 매일의 포근한 수면을 위해 오래도록 솜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1987년 솜 공장을 설립하여 침구에 적합한 솜을 제조하고, 어느덧 3대로 이어진 침구 브랜드 모든 요일의 방이 탄생했는데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을까요? 모든 요일의 방 이경미 대표님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자기소개와 브랜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침구 브랜드 ‘모든 요일의 방’을 7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경미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이 정말 많아서 다양한 일들을 해 왔어요.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 음반사, 부산 국제 영화제 등 좋아하는 것과 가장 가까이 일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 음악 작업도 함께했어요. 직전에는 제주항공에서 브랜드 마케터로 5년 정도 있었는데요. 문득 회사에 소속되어서 “설득을 위한 일”들을 계속해서 하는 것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브랜드를 만들어 보고자 했어요.
모든 요일의 방은 정말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화려하고 예쁜 디자인의 침구가 많지만, 그 속에 있는 본질, 솜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누구나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포근하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Q. 직접 제조 및 판매까지 하고 계시는데요. 주로 일과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저희 집은 사실 3대째 솜에 대해 연구하고 제조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30년째 ‘제일타면’이라는 솜 공장을 운영하면서 도소매로 납품하고 계시고요. 그래서 저는 아버지를 ‘솜박사’라고 부를 정도예요. 시간이 많이 흐르다 보니 어느덧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은 솜 공장이 되었더라고요.
보통 아이를 등원시키고 8시 반부터 하루가 시작돼요. 전날 주문을 확인하고 사업자분들과 직접 통화하기도 하죠. 모든 요일의 방뿐만 아니라 제일타면에서 들어오는 B2B 주문, 그리고 OEM 공장까지 운영하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산새(sansae)’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가 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직접 제조한 명상용 방석으로 텀블벅에서 펀딩을 했었는데요. 제가 명상에도 관심이 많고 소비자분들의 반응도 괜찮았어서 본격적으로 브랜드화해 보려고 제품 소싱과 제조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Q. 기존에 B2B 판매에서 B2C 판매까지 확장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는 거래에서 서로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잖아요. 좋은 브랜드를 만나고 저희 브랜드에 만족하신다면 꾸준히 주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정적인 매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요. 업력이 오래되다 보니 기존에 거래하는 업체도 있고, 자연 유입 검색이나 리빙 페어와 같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어요.
B2C 판매는 이미 잘하고 있는 브랜드가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 브랜드의 강점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면서 혼자 싸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광고나 콘텐츠의 반응이 좋더라도 매출로 이어지는 건 어려운 일이라서 마케팅이 가장 어렵더라고요. 또, 침구를 메인으로 판매하다 보니 겨울을 지나는 게 가장 힘들어요. 작년 추석에도 굉장히 더웠잖아요. 그래서 여름 침구를 만들더라도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대신 사계절 내내 수요가 있는 명상 방석이 탄생했어요. 모든 요일의 방을 7년 정도 운영하면서 몸에 익혔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도 도전할 수 있었죠.
Q. 모든 요일의 방은 초기에 어떤 방식으로 자리를 잡으셨는지 궁금해요.
우선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 무조건 펀딩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도 물량 확보가 중요한데, 처음 판매를 하게 되면 감을 잡기가 어렵더라고요. 모든 요일의 방의 제품은 수공업이고 저희 공장 외에 다른 공장에서 생산이 필요한 제품들도 있거든요. 펀딩을 먼저 하면 이만큼 주문이 들어왔으니까 같이 만들어 달라고 당당하게 제안드릴 수 있고, 다른 분들도 믿고 따라 주시는 것 같아요. 노출 자체도 펀딩 플랫폼에서 해 주니까 저 같은 1인 창업자는 제품에만 집중하면 되는 거죠.
그런데 펀딩이 지속될수록 가격이 제품 구매에 중요한 요소가 되는 2030대 고객은 저희 고객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통 이불은 어머니들이 사 주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 침구를 구매하시는 분들도 이불 구매력이 어느 정도 쌓여서 좋은 제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4050 어머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직접 만져 보실 수 있는 리빙 디자인 페어, 홈 테이블 데코 페어 등 오프라인 박람회에 집중하게 된 거예요.
Q. 사업자 모임 커뮤니티도 많이 참여하셨다고 들었어요.
브랜드 마케터로 오래 일을 했어도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쉽진 않았어요. 초기 3년은 브랜드 방향성에 대해 갈피를 못 잡기도 했고, 출산과 육아로 소홀하기도 했었죠. 또 코로나로 인해 전체 사업장이 많이 힘들었잖아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업자분들은 어떻게 브랜드를 운영하시는지 궁금했어요.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 대학원에서 진행한 'D-SME* 최고위과정 4기’에 참여해 사업자분들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어요. 또, 정부에서 진행하는 ‘강한 소상공인’ 성장 지원 사업에서 2등을 하기도 했죠. 정부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사업이 정말 많아요. 특히 사업 1년, 3년, 5년 주기로 대상과 지원 범위가 달라지거든요. 꼭 알아보시고 도전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D-SME(디지털 상공인, Digital-Small and Medium Enterprise)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수행하는 상공인으로 ‘온라인 셀러’를 포함한 소상공인을 말한다.
다양한 산업의 사업자 분들을 만나면서 우리 브랜드는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요. 일례로 저는 무조건 국내산 제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중국 제품을 소싱하는 분들, 중국에 지사를 세워 공장을 직접 만드시는 분들, 수출 전용 제품을 만드는 분들, 방법은 정말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제가 가진 생각들은 일종의 편견이었던 셈이죠. 배울 점이 정말 많아요. 이번에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브랜드 산새도 수출을 목표로 직접 제품을 소싱했고 막히는 부분은 주변 분들에게 물어가며 도움을 받기도 했어요. 확실히 사업에 대해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꼭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보시기를 추천해 드려요.
Q. 자사몰은 언제 제작하셨나요? 필요하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해요.
저는 자사몰이 하나의 명함이라고 생각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모든 요일의 방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면 대부분 검색을 가장 먼저 해 보세요. 그래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하나로 딱 정의할 수 있는 ‘쇼핑몰 홈페이지’가 필요했던 거죠. 검색했는데 오픈 마켓이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만 나온다면 브랜드보다는 셀러에 가깝게 보일 것 같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 브랜드 출시와 동시에 자사몰 오픈을 가장 신경 썼어요. 자사몰의 여부는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진심을 다하고 있는지 보여 준다고 생각해요. 브랜드뿐만 아니라 저의 아이덴티티도 보여 줄 수 있는 수단인 거죠.
Q. 스마트스토어와 자사몰을 병행하여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직접 운영하시면서 느낀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오픈 마켓은 플랫폼에 귀속되기 때문에 규칙을 잘 따라야 하죠. 상품명조차도 제 마음대로 짓기보다는 상위 노출이 잘 되는 키워드를 선택하곤 해요. 또, 주문 처리를 제때 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받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신경을 곤두서게 되는 것 같아요. 대신 네이버의 경우에는 따로 독려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후기를 많이 작성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브랜드 초기에 리뷰를 확보하기에 용이하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 별도로 출시되면서 많은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반면 자사몰은 이런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요. 회원에 대한 데이터도 전부 열람이 가능하고, 판매에 대한 수수료도 납부하지 않아도 되고요. 완전한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고객이 자사몰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브랜드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자사몰은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Q. 자사몰을 제작하면서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고도몰을 사용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모든 요일의 방에서 추구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모든 요일의 방에서 3가지의 솜을 제공하고 있다 보니 그에 대한 설명도 가이드로 제공하고자 했어요. 전화 상담도 많이 들어오지만, 1차적으로 홈페이지에서 참고해 보실 수 있죠. 또,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구매하실 수 있도록 플레이 리스트도 제안하고 있어요. 계절별로 침대에서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직접 선정하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사업 1년 차 때 고도몰에서 하는 강의들이 되게 많았어요. 쇼핑몰 솔루션이나 디자인, 사진 촬영 등 사업자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었죠. 그때 친숙해졌기 때문에 고도몰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또, 홈페이지를 개발해 주시는 대표님이 원하는 이미지를 구현하기에는 고도몰이 가장 쉬울 거라고 추천하기도 했었고요. 앞으로 고도몰을 활용해서 두 브랜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예정이에요.
Q. 앞으로 모든 요일의 방의 목표와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의 목표는 어떻게든 수출의 물꼬를 트는 거예요. 그래서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 중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정부 지원 사업에 도전해서 브랜드를 더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에요. 사실 가장 큰 목표는 언젠가 프랑스 파리의 메종 오브제 박람회에 참가하는 거예요. 어렵겠지만 꿈은 크게 가지라는 말이 있잖아요. (웃음) 지금처럼 모든 요일의 방, 그리고 앞으로 론칭하게 될 산새 등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오래오래 운영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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